[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가 현대건설에 이어 포스코이앤씨의 이탈로 난관에 봉착해 신공항을 이을 접근도로와 철도마저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잇단 중대재해로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에 불참키로 해 연관 공사들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설계용역 2년차에 접어든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은 물론 진입도로와 철도가 착공 일정을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먼저 추정금액 5743억원의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방식인 ‘가덕도신공항 접근도로 건설공사’는 지난 5월 말 4차 유찰 후 단독 응찰했던 한신공영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수의시담에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수요기관인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모(母)공사인 부지조성 일정이 불투명해 후속 연관 사업 계획 조정에 나서면서다.
당시 접근도로 건설공사는 지반 부실로 건설사들이 발을 빼 2차 공고까지 무응찰 유찰을 거듭한 뒤 3차 공고부터 한신공영 팀이 등장해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을 두 차례 반복한 바 있다.
이미 충분한 유찰 기록을 쌓아 한신공영 측도 지난 6월 부산지방국토청으로부터 우선협상자 통보를 받은 뒤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어떠한 행정 절차도 밟지 못했다.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를 잇는 9.345km의 도로를 건설하는 공사이다 보니, 부지 조성과 함께 진행하지 않으면 공사가 중간에 멈춰 품질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신공영 측은 “계약방침 협의를 진행하려는 가운데 모든 행정적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부지 조성공사 계획이 나와야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가덕도신공항 진입철도 건설공사 1ㆍ2공구’도 착공까지 하세월이다.
최근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방식의 1공구(추정금액 6796억원)의 실시설계 적격자 지위를 확보했지만, 계획대로 내년 착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공구(3975억원) 역시 오는 10월 쌍용건설과 극동건설이 설계심의를 기다리고 있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착공 지연은 피하기 어렵다.
국가철도공단은 “1공구는 롯데건설에서 실시설계 도서를 내년 9월 제출할 예정이고, 2공구는 오는 10월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해 1공구와 같은 시점에 설계도서를 받을 계획”이라며, “설계는 정상 진행하더라도 착공은 부지 조성공사와 접근도로 일정에 맞춰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도 “내년 하반기 착공을 계획했으나 현 상황으로는 후년 착공도 담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예측했다.
공항 전문가들은 부지 조성공사 일정과 사업계획이 표류해 현재 진행 중인 ‘가덕도 여객터미널 설계용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6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은 759억원의 이 용역을 수주하고 지난 7월 말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과 2차년도 계약을 갱신한 상태다.
한 공항엔지니어 전문가는 “공항 공사라는 게 부지조성 따로, 여객터미널 따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토질 상황에 따라 지반 침하 가능성이 불거지면 여객터미널 설계도 변경해야 하고, 이에 따라 터미널로 들어오는 도로와 철도 역시 연동해 설계를 바꿔야 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공항 공사는 설계변경이 잦을 수밖에 없는데 국토부가 설계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듯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부지 조성공사의 시공사 선정에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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