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김태형 기자] 철도기술의 꽃은 ‘속도’다. 중ㆍ장거리 도시 간 여객수송 분야에서 항공기와 경쟁하기 때문이다.

올해 첫 철도 기술형입찰인 ‘평택∼오송 2복선화’ 건설공사의 설계심의가 임박한 가운데 ‘시속 400㎞급 초고속철도 구축’ 여부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평택∼오송 2복선화 건설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에 따르면 고속철도 고속화 정책 및 초고속열차 개발과 관련해 설계속도 400㎞ 구현을 통해 철도산업 혁신의 모멘텀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2021∼2030)’에서도 7대 추진 방향에 400㎞급 초고속열차 운행기반 마련을 위한 기술 및 시설개량 등이 담겼다.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은 경부고속철도(KTX)와 수서고속철도(SRT)가 합류해 공용 운행하고 있는 평택~오송 구간 2복선화를 통해 선로용량 확보 및 수송능력 제고를 하기 위한 것이다. 전체 5개 공구 가운데 1공구는 GS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이 대표사로 나섰고, 2공구는 현대건설, SK건설이 대표사 출전해 경쟁 중이다. 오는 15∼16일 이틀간 심의를 거친 후 16일 낙찰사가 공개될 예정이다. 3ㆍ5공구 심의는 29∼30일, 4공구는 5월10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1ㆍ2공구 설계심의는 설계속도 400㎞ 달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 프랑스. 중국이 세계 고속철도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기록 경쟁(일본 603㎞, 프랑스 575㎞, 중국 501㎞)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시속 400㎞ 상용화로 가는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국내 기술로 만든 해무(HEMU)는 시속 421.4㎞로 세계에서 4번째로 빠른 고속열차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속 400㎞는 고속화를 나타내는 지표”라며, “초고속 철도 기술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이자, 해외 고속철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은 국내에 400㎞급 고속철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 여부를 판단할 첫 번째 신설 노선이다. 해무 등 초고속화 열차 개발의 테스트베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KTX는 실제로 운행속도가 시속 300㎞에 못 미치는 등 아쉬움이 크다”며 “승객 서비스와 국제경쟁력을 고려할 때 단계별, 구간별로 속도 향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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