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찾아 삼만리’ 쌍용건설, 투기등급 추락 국내 신평 3사, ‘BBB+’에서 ‘BB+’로 3단계 강등 잇따른 매각 불발로 증자 지연..‘유동성 악화’ 입력시간 :2012.11.02 07:07 국내 시공능력평가 13위 건설사. 고급 건축 분야에서 세계 3위권으로 평가될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 해외에서 매년 수조원 규모의 매출을 이루며 비재벌 건설사 중 알짜 기업으로 꼽히는 곳. 이 화려한 수식어들은 모두 쌍용건설을 지칭했던 말이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잇따른 매각 불발과 이에 따른 유상증자 지연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잃어버렸고, 이는 결국 ‘투기등급(BB+이하)’ 기업으로 전락하는 계기가 됐다. 자료 : 한국기업평가 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는 최근 쌍용건설의 회사채 등급을 종전 ‘BBB+’에서 ‘BB+’로 세 단계 강등시켰다. 이어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해 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뒀다. 크레딧 업계에서 쌍용건설 매각 이슈에 주목하는 이유는 매각돼야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지분(38.75%)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오는 22일 부실채권정리기금 청산을 앞두고 있어 대규모의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새 주인이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캠코가 지난해 말 지분 매각을 공고하고 몇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지난 8월에는 이랜드월드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재무상황은 악화일로다. 쌍용건설은 건설경기 악화로 지난해 15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올 상반기 80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영업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도 지난해 563억원 적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마이너스 57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10년 263%에서 지난 6월 말 692%까지 치솟으며 위험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캠코와 채권단의 잇따른 자금지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나고 있지만,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환자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8, 9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00억원과 700억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B2B 대출)을 연체, 캠코와 채권단의 지원 덕분에 겨우 위기를 모면했지만, 지난 26일에도 지급보증을 제공한 500억원 규모의 우이동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상환하지 못했다. 이에 채권단은 또다시 ABCP 원금 500억원 중 220억원을 지원하고, 남은 280억원에 대해서는 1개월 만기를 연장했다. 또 10월 말 만기 도래한 B2B 대출 430억원과 전자어음(CP) 170억원은 쌍용건설과 채권단이 각각 300억원씩 결제하기로 했다. 자체 자금 대처능력 저하 및 계속 불거지는 유동성 이슈에 대한 우려는 결국 매각 및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완료돼야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은 “이달 22일로 예정된 부실채권 정리시한까지 최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 등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